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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하루
강남 재건축 되살아나나 ...둔촌주공 종 상향에 주변 단지 훈풍
2013.03.01 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Real Estate]강남 재건축 되살아나나…둔촌주공 종상향에 주변 단지 훈풍

강동구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은 최초로 ‘부분 종상향’을 도입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사진은 둔촌주공1단지 모습.
“은마아파트가 7억원(전용면적 76㎡) 밑으로 떨어졌다는 건 1월 중순 얘기죠. 그것도 저층 얘기고 지금은 2000만~3000만원 더 올랐어요. 1층이 7억1000만원 정도고 4층 이상은 7억4000만원 이상 줘야 해요.” (대치동 M공인중개소 관계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때아닌 훈풍이 불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가격이 6억원대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린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턴어라운드해 호가와 매매 가격이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강남권 재건축 사업에 가속도가 붙은 데다 취득세 감면 연장 가능성이 높아진 덕분이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감도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서울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14주 만에 소폭(0.16%) 상승했다(1월 27일 기준).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처음 올랐다. 구별로 강남구(0.4%)와 강동구(0.15%), 서초구(0.13%)가 상승했고 송파구(-0.01%)는 내렸다.

종상향 되면 가구 수↑·주민 부담↓

최근 재건축 훈풍의 진원지는 강남 재건축 빅3라 불리는 둔촌주공, 개포주공, 가락시영 등이다. 1월 중순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5930가구)는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확정했고 강남구 개포주공1~4단지(1만440가구), 송파구 가락시영(6600가구) 등은 이미 정비계획안을 승인받았다. 3개 단지 가구 수만 2만3000여가구에 달한다. 재건축 이후에는 3만4000여가구가 강남에 들어선다. 재건축 단지로는 최대 규모로 침체된 주택 시장에 큰 파급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아파트 단지는 지난해 소형주택 비율 30% 수용을 놓고 서울시에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사업 지연에 따른 손실 등을 고려해 결국 서울시의 요구안을 수용한 뒤 재건축 사업을 빠르게 추진 중이다.

강동구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은 ‘부분 종상향’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개발제한구역과 인접한 단지 동쪽은 2종(법적상한용적률 250%)을 유지하되, 단지 서쪽은 3종(285%)으로 종을 상향하는 식의 절충안이다. 이로써 평균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지상 건축 연면적 비율)은 275%로 맞춰진다.

종상향 안이 통과된 이후 둔촌주공 일대 호가는 며칠 사이에 수천만원씩 올랐다. 재건축의 최대 걸림돌로 거론된 종상향 여부와 소형 비율 30%가 한꺼번에 서울시 심의를 통과해 사업 기대감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현재 둔촌주공 전용면적 58㎡형은 5억5000만원 선에 거래된다. 조합 관계자는 “용적률은 300%보다 낮아졌지만 소형 평형을 늘리면서 가구 수가 늘어났고 사업성은 더 좋아졌다”고 밝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둔촌주공의 가장 작은 평형(전용면적 25㎡)은 고점 대비 1억5000만원 이상 낮아진 2억6500만원에 거래되기 때문에 투자비 여유가 많지 않은 수요자는 고려할 만하다”고 전했다.

같은 강동구 안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고덕주공(1만가구)도 둔촌주공의 부분 종상향 결정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지만 사업이 순탄치 않다. 고덕주공 단지 가운데 고덕주공2단지는 조합이 내건 확정지분제 조건에 부담을 느낀 시공사가 입찰을 2번이나 외면했기 때문이다. 확정지분제란 조합원들에게 일정 비율의 무상 지분을 미리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고덕주공 조합원들은 확정지분제로 인해 시공사 선정에 계속 실패하면 어쩔 수 없이 도급제로 전환해야 한다. 도급제로 바꾸면 분담금과 미분양아파트 처리 등에 대해 조합원이 불리해 사업의 난항이 지속될 수 있다.

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중 하나로 꼽히는 개포 일대 개포시영아파트와 개포1~4단지 등 모든 저층 단지도 재건축 사업 과정(잠깐용어 참조)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개포주공1단지와 3단지는 이미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개포지구 내에서 사업이 가장 빨리 진행될 예정이다. 개포시영은 조합설립동의서를 받은 지 한 달 만에 법적 요건인 동의율 75%를 달성했다. 추진위 측은 3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이르면 7월께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이주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개포지구는 입지, 주거, 교육 여건 등이 뛰어나 재건축 이후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힌다. 1만여가구의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도곡·대치동에 버금가는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재천이 흐르고 단지 사이에 근린공원이 잘 조성돼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인근 대치동과 도곡동 등에 거주하는 부유층이 자녀를 위해 매입한 사례가 많아 소형 평형은 중산층 이상의 거주가 예상된다. 중대형 평형도 부유층의 노후 은퇴 주거지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높은 매매가. 개포주공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4600만원이 넘는다. 가락시영(3600만원), 고덕주공(2700만원), 둔촌주공(2400만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개포주공의 경우 아직 실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호가는 5000만~6000만원씩 급등했다.

개포, 입지·주거·교육 3박자 갖춰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도 평형에 따라 500만~1000만원이 올랐다. 가락시영2차 전용면적 31㎡는 4억1000만원, 56㎡는 8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가락시영은 건축 기간만을 남겨뒀고 약 4년 정도면 입주가 가능해 실수요자의 관심 지역으로 추천된다.

이 밖에 반포주공1단지도 관심을 모은다. 한강변에 자리 잡고 있어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중 최고의 입지로 평가받는다. 기존 반포주공2·3단지는 각각 반포삼성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로 탈바꿈했다. 워낙 높은 가격(72㎡ 10억원 선)으로 투자는 쉽지 않지만 재건축될 경우 한강변 랜드마크로 우뚝 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서울시가 건축심의를 통과시킨 신반포1차아파트도 관심 사례다.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한강변 아파트가 건축심의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 건축심의를 통과한 안은 저·중·고층이 고루 섞인 스카이라인(건물 층수 배열)이다. 한강 쪽에서 보면 5층에서 시작해 점차 높아지다가 38층으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낮아지는 텐트 형태다. 서울시는 한강변 건축물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한다고 밝혔지만 신반포1차는 3층을 더 높였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다양한 층수 배열을 한 것이다. 향후 신반포1차 재건축 계획안은 한강변 재건축 사업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한강변 대표 중층 재건축 사업지인 잠실주공5단지와 구현대아파트는 용적률 규제와 기부채납 문제로 재건축 추진이 산 넘어 산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약 40%(1600가구) 정도의 동의서를 받았지만 주민 10명이 동부지방법원에 추진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내 재건축 사업 추진이 난항에 빠졌다. 구현대아파트는 재건축에 반대하는 노년층이 많은 데다 기부채납 조건이 5%에 불과해 서울시(평균 15%) 요구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은마아파트도 서울시의 인허가를 앞두고 소형주택 30% 룰 수용 여부가 최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최근 재건축아파트에 다시 온기가 돌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까지 낙관하긴 이르다는 목소리가 만만찮다. 잠깐의 깜짝 반등이 재건축아파트 가격 회복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신중론이 다수다. 올 1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약 240만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잠깐용어 *재건축 사업 과정
재건축 사업은 보통 정비구역 지정 후 추진위원회 설립 → 조합설립인가 → 시공사 선정 → 사업시행인가 → 관리처분계획인가 → 이주·철거 → 착공 → 준공·입주 순서로 진행된다.

[김범진 기자 loyal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94호(13.02.06~02.19 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