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여의도지구에 들어서는 '여의마루' 조감도. / 제공=서울시
자연성 회복·관광자원화 추진…이촌지구는 콘크리트 제방 철거
서울시·기재부·문체부·국토부, 한강협력계획 발표
여의-이촌지구는 시범사업…이후 마곡-상암 등으로 확대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여의도 한강공원에 '여의마루(가칭)'라는 이름을 가진 수변문화지구가 조성된다. 이곳에는 부두형 수상데크와 복합문화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홍익대·노량진 수산시장 등 주변관광지에서의 접근이 수월해지며 브릿지 페스티벌 등 다양한 관광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서울시와 기획재정부·문화체육관광부·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은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한강 자연성회복 및 관광자원화 추진방안'을 24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박근혜 대통령이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한강 및 주변지역을 관광자원화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온 구체적 실행계획안이다. 정부와 시는 지난해 9월 차관급 한강TF와 각급 연구기관이 참여한 한강연구단을 구성해 추진방안에 대해 연구해왔다.
◇"한강종합개발 이후 정체…자연환경·접근성 개선"
정부와 시가 내놓은 정책의 핵심목표는 Δ한강의 자연성 회복 Δ한강-도시간 연계성 회복 Δ관광·문화활동 확대 등 세 가지다. 치수와 수자원 확보를 주 목적으로 한 한강종합개발(1차 1978년·2차 1986년)이후 한강 관리 정책의 기본 틀이 바뀌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서울시 차원에서 새서울우리한강(1999년)·한강르네상스(2007년) 등이 진행됐으나 큰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했다.
정부와 시는 많은 유동인구·풍부한 수량·넓은 유휴부지 등 한강이 가진 잠재력에 비해 한강의 관광경쟁력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또 단순한 형태의 인공호안이 주를 이루면서 하천 고유의 자연경관이 사라지고 생태계가 약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강 제방과 수변에 올림픽대로·강변북로 등 자동차전용도로가 들어서고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의 접근성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중앙정부와 시가 협력해 한강의 매력도와 이용편의성을 최대한 높이고 자연환경과 시민·관광객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재창조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시는 한강 서울시 구간(41.5km)을 Δ여의-이촌 Δ마곡-상암 Δ합정-당산 Δ반포-한남 Δ압구정-성수 Δ영동-잠실-뚝섬 등 7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특화된 발전방향을 수립했다.
이들 권역 중 여의-이촌권역이 우선 협력거점으로 선정됐다. 접근성·유동인구·도시공간구조 등을 고려한 선택이다. 진 본부장은 "여의-이촌권역은 자연성·한강-도시 연계성·관광문화활동 확대 등 세 가지 목표를 복합 달성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이촌지구 자연성 회복 예시도 / 제공=서울시
◇우선협력거점 '여의-이촌권역' 어떻게 바뀌나
여의-이촌권역의 핵심인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우선 '여의마루(가칭)' 수변문화지구가 조성된다. 수변공간을 활용해 볼거리·먹을거리·즐길거리가 풍부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부두형 수상데크·여의테라스·무빙스토어 등이 조성된다. 테마별 공공예술품도 설치한다. 대중문화·한류콘텐츠 관련 전시공간인 복합문화시설(문화공간 이음)도 들어선다.
주변 지역과의 접근성도 높아진다. 면세점이 새로 들어서는 63빌딩 및 노량진 수산시장을 잇는 보행교가 설치된다. 보행교를 따라 갤러리와 편의판매시설도 갖춰진다. 홍익대·합정과 여의도를 잇는 수륙양용버스도 도입된다. 또 전기관람차와 리버버스(고속 페리)등 이색 교통수단도 운영된다.
다양한 관광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한강 다리 위를 활용해 마켓·피크닉·콘서트 등이 복합된 브릿지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수변 야간레이스 등도 진행된다.
여의샛강은 생태관광지로 조성된다. 습지를 조성해 수질을 정화하고 한강 본류를 흐르는 물을 흘려보내 일정 수준의 유량을 확보하게 된다.
한강숲도 만들어진다. 이용숲·생태숲·완충숲 세 가지 유형이다. 관광객과 시민들이 많이 찾는 둔치 부근에는 이용숲이 만들어져 경관에 좋고 그늘조성에 유리한 수종을 심게된다. 생태숲은 여의샛강 합류부에 조성되고 완충숲은 자동차전용도로 인근에 생긴다.
이촌지구는 우선 자연성 회복 위주의 사업이 진행된다. 콘크리트 인공호안을 철거하고 자연하안으로 재정비된다. 생태습지와 버드나무림 등이 조성되고 시민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탐방로와 수변데크·쉼터·다목적 운동공간이 들어선다.
정부와 시는 3981억원으로 예상되는 사업비를 절반씩 분담하기로 하는 한편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키로 했다.
진 본부장은 "7개 권역 중 여의-이촌 권역의 조건이 가장 좋은 만큼 이 지역을 개발해 시민의 반응이나 관광효과 등을 점검해 가면서 다른 6개 권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