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하루
잠실5단지 `스웨덴식 복지타운` 변신
2013.11.11 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 2020년 11월. 서울 잠실동 잠실 주공5단지를 재건축한 새 아파트에 입주한 김봉화 씨(가명ㆍ65)는 매일 아침 5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아케이드에 들어선 어린이집으로 걸어서 출근한다. 김씨는 은퇴 후 어린이집에서 '이야기꾼 할아버지'로 활동하고 있다. 오후에는 옆 아파트 아케이드에 있는 청년창업센터에서 왕년의 직장 경험을 살려 마케팅 강의도 한다.

덕분에 현역 시절에 비하면 적은 액수지만 월급을 받는다. 주민건강종합센터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운동을 하는 김씨는 단지 내에서 보람찬 노년을 보낼 수 있어 정년 이후 삶이 즐겁다.

이 같은 김씨의 가상 스토리가 현실이 될 전망이다. 잠실 주공5단지가 아파트단지 내 보육ㆍ교육ㆍ사회안전 등 사회 서비스 분야 고용을 창출하는 시설을 대거 도입하고 복지 혜택을 동시에 제공하는 대규모 복지타운으로 재건축된다. 그동안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시설을 만드는 사례는 많았지만 단지 주민뿐 아니라 서울시민에게 일자리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건축 단지는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조합과 서울시 공공건축가 자문단 등에 따르면 잠실5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송파대로와 올림픽대로 도로변을 따라 배치되는 5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건물 저층부에 길이 1㎞, 면적 13만2000㎡(약 4만평) 최고 3~5층 높이 아케이드가 지어진다. 이곳에 상업시설과 함께 고령자, 맞벌이부부, 청년 취업준비생 등을 위한 공공 사회 서비스 시설이 줄줄이 들어선다. 복지와 일자리를 융합한 스웨덴식 복지 개념을 재건축에 적극 도입하겠다는 것이 조합과 자문단 구상이다.

예컨대 강남 테헤란로로 출근하는 워킹맘을 위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워킹맘 전용 주차장을 만들기로 했다. 취업준비생과 청년사업가를 위한 청년창업센터와 사회적기업육성센터는 물론 작업실이나 공방 등도 마련해 저렴하게 임대할 예정이다. 고령자를 위한 치매노인의학센터와 평생교육원, 자원봉사센터, 취업상담실 등도 갖춰진다. 미술관과 공연장 등 문화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권문성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잠실역 사거리 노른자위 땅에 들어서는 5000가구 이상 미니 신도시급 재건축이므로 개발 이익을 주민과 시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일자리와 복지가 선순환하는 단지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입주민이 아파트 관리비를 전혀 내지 않는 주택으로 지어지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를 벤치마킹했다. 롯폰기힐스는 재개발 당시 호텔ㆍ공연장ㆍ쇼핑몰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관리비로 돌렸다.

잠실5단지에는 서비스드 레지던스처럼 호텔 같은 숙박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123층 제2롯데월드 등으로 잠실 일대에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 주재원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아케이드에 들어서는 다양한 상업ㆍ문화ㆍ복지시설과 레지던스 사업 등에서 거두는 수익으로 아파트 관리비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반응도 좋은 편이다. 조합 관계자는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조합원이 80%가량이고 입주할 즈음 평균 연령이 60대 초반이어서 복지와 일자리에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덕분에 재건축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달 초 조합창립총회를 열고 연말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내년 초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하반기 조합원 분담금이 결정되는 관리처분총회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OP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