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하루
영국 경제회복 부동산 정책이 살렸다
2013.08.13 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장기 침체의 터널을 다 지나온 걸까. 유로존의 오랜 불황이 저점을 찍고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오는 14일(현지시각) 공개될 유로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예비치)이 플러스를 기록할 거란 전망이 유력하다. 그럴 경우 2011년말부터 올초까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 끝의 반등을 뜻한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일본이 아베노믹스로 재시동을 건 상태에서 유럽 경제의 회복은 글로벌 경제에도 희소식이다. 하지만 불안이 가시진 않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유로존 GDP 성장률을 마이너스 0.6%로 전망했다. 역내 사정을 들여다보면 의구심은 더 커진다. 국가마다 처한 사정도, 회복 속도도 상이하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과 유럽은행동맹 같은 공동 이슈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갈까. 말 많고 탈도 많은 유로존 주요국의 현황과 쟁점을 차례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영국 경제는 몇달 전만 해도 트리플딥(triple dip·삼중 경기 침체) 공포에 시달렸다. 살얼음을 걷는 경기가 언제 다시 곤두박질칠지 모른다는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전은 시작됐다. 각종 지표가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면서 영국은 유로존의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경제 사령탑인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출신의 새 수장을 영입해 모처럼 되살아난 경제 회복세에 집중력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회복 기세가 지속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그동안 산소호흡기처럼 의지해 왔던 양적완화 정책과의 결별 시기를 두고서도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영국 FTSE100지수 최근 1년 흐름 <자료: 블룸버그/>
영국 FTSE100지수 최근 1년 흐름 <자료: 블룸버그>

◆ “침체 탈출 속도 빨라졌다”

최근 영국의 경제 지표가 좋아지는 속도는 예상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9일 발표된 2분기 수출액은 432억파운드(670억달러)를 기록했다. 분기 단위 수출액으로는 1998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HSBC는 “영국 무역이 장기간의 침체를 털고 드디어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함께 발표된 영국의 건설 지표도 좋았다. 6월 건설 생산량은 5월보다 0.8% 감소했다. 전문가 예상치(1.9% 감소)에 비하면 아주 좋은 성적. 앞서 발표된 영국의 7월 서비스 구매자관리지수(PMI)도 60.2를 기록했다. 경기확장 국면으로 해석하는 기준선 50을 훌쩍 넘은 데다 6월 수치(56.9)도 뛰어넘었다. 2011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발표된 제조업 PMI도 54.6를 기록, 2006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의 진단과 평가도 좋은 편이다. 로스 워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났다는 증거가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마틴 벡 캐피탈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속속 이어지고 있어 3분기에도 수출 증가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영국의 모기지 금리는 1.5%에 불과하고 대출금리가 낮아지자 국민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났다”며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낙관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 英 부동산 경기 덕택에 지표 개선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영국 경제는 사면초가였다. 최근에서야 반전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영국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요즘 영국 부동산 시장은 매매가에 거품이 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좋다. 영국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라이트무브는 7월 주택가격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0년 6월 이후 최고치다. 특히 런던 시내의 집값은 12% 상승했다. 라이트무브는 올해 주택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2%에서 4%로 올렸다.

여기에는 정부가 벌인 주택 구매지원(Help to Buy) 정책의 효과가 컸다. 신규 주택 구매자에게 집값의 20%까지 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내용이 골자다. 앞으론 지원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다. 주택 지원 정책을 꾸준히 펼치겠다는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의 뜻에 따라 영국 정부는 내년부터 모든 주택 구매자에게 무이자 대출을 제공할 계획이다. 국가 재정을 투입해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셈이다.

국제금융센터 김위대 유럽분석 팀장은 “영국 경제의 서비스업 지표와 건설 지표가 좋아진 것은 영국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좋아지자 건설 관련 서비스업의 상황이 좋아졌고, 영국의 경제 지표가 줄줄이 개선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비스업은 영국 경제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리는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리는 "영국의 실업률이 7%로 떨어지기 이전까지 현행 금리(0.5%)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 “선순환 유지가 관건”

하지만 마냥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선순환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영국의 낮은 금리가 영국 경제의 숨겨진 위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언젠가 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경제 선순환의 맥이 순식간에 끊길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의 고용 상황을 꼼꼼히 따져봐도 문제는 산재해 있다. 실업률은 현재 7.8%, 1150만명이 실직자다. 이중 250만명만 적극적으로 취직을 준비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고용의 질도 좋지 않은 편이다. 정규직보단 시간제 일자리가 더 많다. 시장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가처분소득이 극도로 낮아지는 계층이 두텁게 자리 잡고 있다.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고개를 들면서 영란은행이 조만간 이자율을 올릴 거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변수다. 낮은 대출금리를 이용해 많은 사람이 돈을 빌려 자산을 매입하면 전체 평균 자산가격이 올라간다. 인플레이션율이 영란은행의 목표치(2%)를 넘어버릴 경우 중앙은행으로서는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빠른 경제회복세는 다시 주춤할 수밖에 없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가 중앙은행이 어떤 금리정책을 취할지 여부를 미리 알리는 선제안내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카니 총리는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실업률이 7%로 떨어질 때까지 현행 연 0.5%인 기준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영란은행의 전망으로는 2016년 중반을 넘어서야 실업률이 7%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16년 중반까지는 현재의 초저금리를 유지할 테니 당분간 염려 말고 저금리를 이용해 투자하고 소비하라는 메시지를 금융시장에 보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영국 경제가 회복세를 넘어 호황기에 접어들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평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양적 완화 정책을 언제 줄일지 여부다. 양적 완화 축소의 적절한 때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은 셈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카니 총재가 지난 2009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로 재직하며 적절한 금리정책으로 캐나다 경제를 끌어올린 것처럼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유로존의 경제회생도 필수 요소다. 영국 수출의 절반 이상이 유로존을 교역 상대로 하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도 빠지지 않는다. 김위대 팀장은 “영국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나라기 때문에 법인세를 내려 제조업을 확충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지금의 경기 회복세도 활황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출처: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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