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엘스아파트. 리센츠.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도 못 따라가는 강남 3구 집값, 90% 국민의 가난 세습 우려
2025.11.10
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오늘 사무실을 방문하신 78세 고객분은
잠실 리센츠 아파트 33평형에 거주하고 계신다.
얼마 전 오랜 지인들과 모임을 가지셨는데,
그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가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직접 찾아오셨다고 한다.
모임에 참석한 분들의 주거 이력을 들어보니
한국 부동산 시장의 명암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한 분은 강남 대치동 아파트 33평에 살다가
용인으로 이주하여 65평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아 거주 중이고,
다른 분은 일산 신도시에서 계속 살고 계시며,
또 한 분은 송파구 아파트를 매도하고 양평에
전원주택을 마련해 여생을 보내고 계신다.
자연스럽게 부동산 이야기가 화두에 올랐고,
이 자리에서 모두가 공감한 것은 나이가 들어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줘야 하는 시점에서
어느 지역에 살았느냐에 따라 자녀들의 미래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현실이었다.
강남 3구에 집을 가진 사람의 자녀는 부의 세습을,
그렇지 못한 지역의 집을 가진 사람의 자녀는 가난의 세습을
피할 수 없다는 한탄이 쏟아졌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도 함께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방문하신 고객분은 잠실 리센츠에 거주하고 계시니
그나마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라고 하셨지만,
강남 3구의 상승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크다는 점을 지적하셨다.
잠실 엘스,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 같은 브랜드
아파트들도 분명 프리미엄이 있지만,
강남 3구의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고객분이 가장 우려하시는 점은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만약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강남 3구와
일부 선호 지역을 제외한 대한민국 90%의
국민이 가난의 세습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을 하셨다.
이는 단순히 부동산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계층 이동성이 완전히 막히는
심각한 사회 문제라는 것이다. 똘똘한 1채 정책의
폐해가 바로 이것이다.
1가구 1주택자조차도 어느 지역의 1주택이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이 갈리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과거 서울 시내에서도 강남 3구와 다른 지역 간
집값 차이가 평균 40~50% 정도는 존재했다.
이 정도 격차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범위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같은 33평형 아파트인데도
강남 3구와 다른 지역 아파트값의 차이가 5배까지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잠실 리센츠 33평이 시세 30억 대라면
강남 대치동이나 압구정동의 같은 평형 대는
이미 50억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격차는 정상적인 시장 메커니즘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렇다면 똘똘한 1채 현상을 막아야 하는데,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이런 문제를 해결 하려면
조세제도의 근본적인 개편을 주장한 바 있다.
보유세 강화와 양도세 조정, 그리고 다주택자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다만 이 부분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므로
여기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추후
또다시 기회가 되면 포스팅하려고 한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오르지 않는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들의 박탈감이다.
부산을 뺀 대구, 광주 등 지방 광역시는 물론이고,
경기도 외곽 지역,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의
중소도시들은 집값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곳도 많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평생 성실하게 일하며
내 집을 마련했지만, 자산 가치 상승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강남 3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집값 상승률은
강남에 비해 현저히 낮다. 강북, 강서,
도봉, 노원 등의 지역은 실거주 목적의 주택은 많지만
투자 가치로 보면 강남과 비교할 수 없다.
심지어 송파구 내에서도 잠실 엘스나 레이크팰리스
같은 최상급 단지와 일반 아파트 간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강남 3구 내에서도 문제는 있다.
같은 강남구라도 압구정 현대, 대치 은마 같은
대장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의 격차가 크고,
서초구와 송파구 내에서도 단지별 편차가 심하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아파트 소유자들 역시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 전 국민의 90%가 상대적인 빈곤감을 느끼고 있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금리 인상, 대출 규제, 세금 강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강남 3구의 집값은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규제가 강화될수록 강남 3구로의
쏠림 현상은 더 심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값의 평준화를 이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강남 3구의 집값을 내리게 하든지 다른 지역의 집값을
강남 수준으로 끌어올리든지 해야 하는데
후자의 경우에는 불가능하지만
전자의 경우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고 필자가 방법까지 제시한 바 있다
정부가 하루빨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실수요자들조차 안전자산인 강남 3구로 몰릴 테고
결과적으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과연 이렇게 심각한 부의 편중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단순히 시장 논리로 설명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사회 통합과 국가 지속 가능성 문제다.
젊은 세대는 이미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했고,
중장년층은 평생 모은 재산의 가치가 거주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 되는 현실에 좌절하고 있다.
잠실 엘스나 리센츠에 사는 사람들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지방이나 비선호 지역 주민들의 상실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정부가 이 문제를 방치한다면 사회적 불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고, 결국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적인 미봉책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해법이다.
조세 제도의 전면 개편, 토지공개념 강화,
주택 공급 확대와 질적 개선,
지방 분산 정책의 실효성 확보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정부는 특히 강남 3구 집값을 잡지 못하면
아무리 다른 정책을 펼쳐도 소용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