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연구원 전세 급등 예측, 과연 타당한가? 잠실 엘스아파트·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 전세시장 전망
2025.11.07
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어제 건설산업연구원에서 개최한 26년
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주택 매매가가
상승률은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반면,
전세가 상승률은 4%로 무려 5배나
높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연구원 측은 이러한 전망의 근거로 매매시장 위축에
따른 전세 수요 유입, 신규 입주 물량의 감소,
그리고 실거주 수요의 증가라는
세 가지 요인을 제시하며
전세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를 예고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전망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전셋값이 매매가 대비 5배나 오르는 극단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전세가 상승을 전망하는 근거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논리적 허점이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먼저 매매시장 위축으로 인한 전세 수요
유입이라는 주장부터 재검토가 필요하다.
매매를 포기한 수요자들이 전세시장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는 전체 임대 물량의 총량을 간과한 분석이다.
다주택자든 1가구 1주택 자든
임대시장에 나와 있는 전세 물량은
이미 정해져 있고, 수요자들이 이 아파트에서
저 아파트로 이동한다고 해서 전체 전세
물량 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잠실 엘스아파트나 리센츠 같은 프리미엄 단지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자가 인근의 트리지움이나
레이크팰리스 아파트로 이동한다 해도 이는 단순히
수요의 재배치일 뿐 전체 시장의
공급 부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 역시 전셋값 급등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공급 감소가 매매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것만으로 5배에 달하는 전세가 차이를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실거주 수요 증가 또한 마찬가지인데,
실거주 수요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전세가 아닌 매매 수요로
이어져야 논리적으로 일관성이 있다.
필자가 보기에 전셋값은 두 가지 중요한
전제 조건이 충족된다면 25년과 유사하게 소폭
상승하거나 대체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 전제는 재건축, 재개발, 재정비 촉진구역을
동시다발적으로 허가하여 대규모 이주 수요를
인위적으로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것이고,
두 번째 전제는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조건만 유지된다면
전세시장은 큰 변동 없이 현재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다만 빌라나 주택가에서 발생한
전세 사기 사건들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주변 시장에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잠실 엘스아파트, 리센츠,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 아파트와 같은
대단지 아파트 지구에서는
이러한 전세 사기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셋값이 실제로 급등하는 시기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명확한 패턴이 발견되는데, 바로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대규모 이주 수요자가
발생할 때 전셋값이 상승한다는 점이다.
기존 거주자들이 일시적으로 거주할
전세 물건을 찾으면서 시장에
실질적인 수요 증가가 발생하고,
이것이 전세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허가지역으로 묶였다거나
신규 공급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매매시장이 위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전셋값이 급등한다는 주장은
시장의 실제 메커니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 허가지역을 지정하면
매매시장이 위축되고 이로 인해 전셋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실제 시장 상황보다는
공포 마케팅에 가깝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보도들은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여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실제 데이터와 시장 메커니즘에
기반한 냉정한 분석보다는
자극적인 전망으로 관심을 끌려는 측면이 강하다.
부동산 시장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요인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실제 흐름, 임대 물량의 총량,
그리고 과거 전세가 변동의 패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26년 전세시장은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와 달리
급격한 변동보다는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투자자나 실수요자
모두 과도한 불안감보다는 시장의
펀더멘털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