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대차계약 남아도 시행사 사용권 끝나면 퇴거 위험
건물 소유주·사용허가 종료일 확인해야…보증금 반환도 주의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상가 임대차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도 건물을 빌려준 사업자의 사용 권한이 끝나면 가게를 비워줘야 할 수 있다. 헬스트레이너 양치승씨가 겪은 상가 임대차 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상가 계약 전 실제 건물 소유주와 임대인의 사용허가 기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8일 부동산 자산관리업체 밸류업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양씨는 2018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공영주차장 건물에서 헬스장을 운영하기 위해 시행사와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이 건물은 민간사업자가 지어 지방자치단체에 소유권을 넘기는 대신 일정 기간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받는 ‘기부채납형 공공시설’이었다. 민간사업자는 허가받은 기간에만 건물을 운영하거나 임대할 수 있다.
양씨는 계약 당시 건물의 관리 기간이 끝난다는 사실을 안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해 곧바로 퇴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배준형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는 “민간사업자는 그 기간 안에서만 건물을 운영하고 임대할 수 있어서 임차인의 보증금과 시설 투자도 그 날짜와 함께 끝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민간사업자의 사용허가 기간이 끝난 뒤다. 세입자가 임대차계약을 맺었더라도 건물 소유자인 지자체에 계속 사용할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계약서에 적힌 임대차 기간보다 실제 건물 사용 권한이 언제 끝나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81조에 따르면 정당한 권한 없이 공유재산을 점유하면 사용료의 120%에 해당하는 변상금이 부과될 수 있다. 보증금 역시 원칙적으로 계약 상대방인 민간사업자에게 돌려받아야 한다.
다만 양씨가 운영했던 건물의 구체적인 사용허가 조건은 확인되지 않아 해당 규정이 실제 사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밸류업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피해를 막으려면 계약 전 건물 등기부를 확인해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대인이 건물 소유주가 아니라면 적법하게 임대할 권한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지자체 소유 건물이라면 관리청을 통해 민간사업자의 사용허가 종료일을 서면으로 확인하고, 임대차계약 기간이 이를 넘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사용허가가 끝날 경우 보증금을 먼저 반환하도록 계약서에 특약을 넣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특약만으로 보증금 반환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어서 임대인의 자금 사정도 살펴야 한다.
배 대표는 “구조가 복잡한 건물은 계약 전에 등기부와 허가서를 가지고 전문가와 점검받는 것이 보증금과 시설 투자를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