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하루
“내가 직접 쓰겠다”는 건물주…상가 권리금 못 받았다면 손해배상 가능
2026.08.10 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상가 건물주가 “내가 직접 사용하겠다”며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해 기존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지 못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법률 해석이 나왔다. 단순히 직접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만으로는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거절 사유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10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에게서 권리금을 받는 것을 임대인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임대인이 직접 사용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했다면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로 인정돼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10년 가까이 카페를 운영한 임차인 A씨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신규 임차인 B씨와 권리금 8000만원을 지급받기로 계약한 뒤 건물주에게 B씨를 주선했다고 가정해보자. 건물주가 “아들이 직접 장사하겠다”며 B씨와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해 권리금 계약이 무산됐다면 A씨는 건물주를 상대로 권리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임대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등을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에게 직접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기존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지 못하게 하는 행위, 신규 임차인에게 현저히 높은 차임이나 보증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방해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과 계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밝힌 경우에는 기존 임차인이 실제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다만 임대인의 계약 거절이 모두 불법인 것은 아니다. 신규 임차인이 보증금이나 차임을 낼 능력이 없거나 임차인으로서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계약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

건물주가 직접 사용을 이유로 신규 계약을 거절하는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이 필요하다. 임대인이 해당 상가를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 사용을 내세운 뒤 이 기간 안에 다시 임대를 놓거나 영업을 시작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손해배상액에도 한도가 있다. 배상액은 신규 임차인이 기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 권리금 가운데 낮은 금액을 넘을 수 없다.

임대차 종료 당시 권리금은 통상 소송 과정에서 법원 감정을 통해 산정된다. 이에 따라 권리금 계약서와 매출 자료 등 권리금 규모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도 정해져 있다.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권은 임대차가 끝난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임대차 기간이 10년을 넘었다고 해서 권리금 보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전체 임대차 기간 10년을 한도로 하지만, 대법원은 10년이 지나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임차인도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권리금 회수 절차를 밟는 시점도 중요하다. 법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하는 기간은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계약이 끝날 때까지다. 이 기간 안에 신규 임차인을 구해 건물주에게 주선하고, 내용증명이나 문자 등으로 관련 기록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

엄 변호사는 “권리금 분쟁은 임대인의 방해행위와 권리금 액수를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신규 임차인과의 권리금 계약서, 임대인에게 주선한 기록, 계약 거절 문자나 내용증명 등을 확보하고 임대차 종료일부터 3년이 지나기 전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