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하루
불법 증축 알고도 임대료 받았다면… 대법 “임차인 매수청구권 인정”
2026.07.01 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무허가 증축한 축사, 주택·창고로 사용
임대인, 알고도 8년간 임대료 받아
대법 “무허가만으로 매수청구 배척 못 해”


임대인이 임차인의 무허가 증축 사실을 알고도 오랫동안 임대료를 받아 왔다면, 임대차 계약 종료 뒤 해당 건물을 매수해야 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임차인이 축사를 주택과 창고로 바꾸고 건축물대장상 면적보다 두 배 넘게 증축했더라도, 임대인이 이를 알고 임대차 관계를 유지했다면 임차인의 건물매수청구권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는 취지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 5월 29일 경기 파주시의 한 임야를 둘러싼 종친회와 옛 임차인 A씨 간 소송에서, A씨의 건물매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은 토지 임대차가 끝난 뒤 임차인이 무허가로 증·개축한 건물을 임대인이 사줘야 하는지를 다툰 사건이다. 민법상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토지를 빌린 임차인은 임대차가 끝났을 때 토지 위에 남아 있는 건물에 대해 임대인에게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이를 건물매수청구권 또는 지상물매수청구권이라고 한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A씨는 2002년 종친회 소유의 경기 파주시 임야 3만6000㎡를 임차했다. 이 토지 위에는 이전 임차인이 종친회의 허락을 받아 지은 축사 82.32㎡가 있었다. A씨는 이 축사를 이전 임차인에게서 사들인 뒤 토지를 빌려 사용했다.

문제는 이후 증·개축 과정에서 생겼다. A씨는 2007년쯤 축사를 177㎡ 규모로 늘리고, 용도도 축사에서 주택과 창고로 바꿨다. 건축물대장상 면적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무허가 증축이 이뤄진 것이다. A씨는 주변에 건물 5개도 추가로 지어 모두 748㎡를 점유·사용했다.

종친회와 A씨의 임대차 관계는 2021년 끝났다. 종친회는 그동안 연 108만원이던 차임을 연 600만원으로 올리자고 요구했고, A씨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임대차 계약이 해지됐다. 이후 종친회는 건물 철거와 토지 인도 등을 요구했고, A씨는 건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며 맞섰다.

원심은 종친회 손을 들어줬다. A씨가 건축물대장상 면적보다 크게 무허가 증축을 했고, 축사를 주택과 창고로 바꿨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원심은 이런 건물에 대한 매수청구권을 인정하면 종친회가 건물과 부지를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처분하기 어렵고, 재산권 행사에 과도한 제약이 생긴다고 봤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종친회가 2014년쯤 이미 건물의 무허가 증축 상태를 알고도 이 건물 소유를 전제로 토지를 임대했다고 봤다. 또 A씨가 2021년 계약 해지 때까지 약 8년 동안 차임을 성실히 지급했고, 계약 해지 당시 건물이 경제적 가치가 있는 상태로 남아 있었다는 점도 고려했다.

변선보 법무법인 지음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임대차가 끝나면 불법 증·개축 건물은 원상회복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임대인이 무허가 증축 사실을 알고도 장기간 차임을 받으며 임대차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이 중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도행 대법원 공보관(부장판사)은 “기존의 법리는 무허가 건물이어도 특정 요건을 갖추면 임차인의 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며 “이번 판결도 임대인이 불법 증축인 것을 알면서 임대했고 계속 차임(임대료)을 받았기에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