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뉴스
압구정 고점서 35억 뚝… 강남 재건축에 무슨 일
2026.10.29 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신현대11차 183㎡ 128억→93억
재건축 인가 신청 전 처분하려는 매물 쏟아져
세제개편·금리 인상 겹쳐 강남구 8월부터 매주 하락
그래픽=손민균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압구정·반포 등 주요 단지에서 최고가보다 20~30% 싼 거래가 잇따른다. 재건축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사실상 집을 팔기 어려워지자 그 전에 처분하려는 집주인이 늘었다. 보유세 부담을 키운 정부 세제개편안과 금리 인상도 사려는 사람을 줄였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면적 183㎡는 이달 8일 93억원에 팔렸다. 지난해 12월 최고가(128억원)보다 35억원 낮다. 8월 거래가(97억3000만원)보다는 4억3000만원 내렸다.

같은 압구정2구역 '신현대12차' 전용 182㎡는 이달 14일 88억원에 거래됐다. 올해 7월 기록한 최고가(112억5000만원)보다 24억5000만원 떨어졌다. 21일엔 같은 면적이 92억원에 팔렸다. '현대2차' '현대8차' '한양3차' 등 다른 압구정 재건축 단지에서도 최고가보다 10억원 넘게 낮은 거래가 이어졌다.

 

집주인들이 매도를 서두르는 건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정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단지는 조합 설립 이후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없다. 다만 조합 설립 후 3년 넘게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단지는 예외다. 3년 이상 보유한 집주인은 인가 신청 전까지 지위를 넘길 수 있다. 인가를 신청하면 이 길이 막힌다.

압구정2구역(신현대9·11·12차)은 31일 사업시행계획인가 총회를 연다. 이어 11월 초 강남구청에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담금이나 고액의 세금이 부담스러운 집주인들은 미리 집을 정리하기 위해 수십억원씩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전용 107㎡는 지난달 14일 46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최고가(61억5000만원)보다 15억3000만원 낮다. 최고가 거래는 12층, 이번 거래는 2층이다. 같은 2층끼리 비교해도 올해 1월(57억2000만원)보다 11억원 내렸다. 신반포2차 조합은 이달 2일 서초구청에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서를 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이달 10일 40억65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2월 최고가(46억2500만원)보다 5억6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급매 매물이 붙어 있다. /뉴스1

강남 아파트값은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개편안은 시가 30억원대 주택부터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늘리는 게 골자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거주 기간 중심으로 바뀐다. 한국은행이 7·8월 잇달아 기준금리를 올린 것도 매수 심리를 눌렀다.

 

대출 문도 좁다.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묶였다. 10·15 대책 이후 시가 2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 한도는 2억원이다. 현금 부자가 아니면 강남 재건축을 사기 어려운 구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값은 8월 둘째 주부터 매주 내렸다. 10월 셋째 주(19일 기준)엔 0.31%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는 0.13%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구, 송파구의 경우 20% 이상 가격을 낮춘 재건축 아파트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며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금리 인상 등의 변수로 인해 거래 둔화 및 가격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